: 카스토르 바실리스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당신의 의지를 꺾는 것이 아니라,당신을 존중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카밀라 씨.” 존중, 그 말에 조소가 비집어졌다.정말 한결같은 사람이다.한결같이 바보에 어리석고 멍청하고 답답하고 어수룩한데다 요령은 나쁘고 손해 보면서 기뻐할 멍청이.아직도 당신을 보면 구역질이 날 것만 같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곤 극히 한정적이다. 남길만한 기억이 없는 탓이다. 괴롭고 힘들고 아프고 끔찍하고, 아니면 남겨둬 봤자 하등 영양가가 될 것 없는 수많은 기억을 지우고 불태우고 찢고 하다 보니 남은 것이 몇 없었다.그 남은 기억의 대부분은 책으로 채워져 있었다. 유일하게 간섭에서 벗어나는 시간, ‘자유’라고 부를만한 얄팍한 순간. 거기서 읽었던 책 중에 꼭 당신 같은 이야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