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인 “네. 저는 카르테입니다.”들려오는 목소리에 가만히 답한다. 1년을 머지않게 남겨두고, 그것은 이제 완전히 제 이름이었다. 입력은 어렵지 않았다. 그저 한 마디, 앞으로 이게 네 이름이야. 그것만으로 식별번호로 구분되던, 하지만 굳이 개체로서의 의미를 갖지 않던 붉은 안드로이드는 개인이 되었다.「내 이름, 은……」이름이란 한 존재를 하나의 개념으로 만드는 최초의 시도다. 카르테, 그녀가 「기록」이라는 의미로 새롭게 개념 지어진 것과 같이. 카인, 그의 이름이 그의 삶처럼 창을 상징하는 것과 같이.「카인이란 이름은 구세계의 성서에 등장합니다. 강한 자를 가리키죠.」언젠가 그에게 이름에 대해 설명해준 적이 있었다. 성서 속의 장자, 그리고 인류 최초의 살인자. 비록 성서 속 인물은 받아주던 사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