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티스 제 치부를 드러내는 일은 참 부끄럽다. 부끄럽지 않다면 구태여 그것을 恥部라 일컫지도 않겠지. 그러나 인간이란 굉장히 편리한 족속이어서 치부를 드러내고 상처를 긁어내길 반복하다 보면 차츰 무뎌져 갔다. 더는 부끄러움도 아픔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이를 극복이라 해도 될까. 아니면 이것이 바로 어른들이 말하던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일까.“왜 무서운지, 물어도 되냐.”그 질문 앞에서 아이는 ‘아.’ 그 이야기를 털어놓는 데 있어서 더는 고통도 공포도 남아있지 않음을 깨달았다. 남은 것은 쓸쓸함과 이제는 부정할 수도 회피할 수도 없는 현실뿐이다.그래서 아이는 표현을 달리하기로 했다. 이제 슬슬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지겨우니까 한 겹 더 벗겨내 볼까요? 공포로 딱지 앉아버린 상처를 뜯어내고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