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마을에 도착하고 나서 곧장 쇼핑부터 하고 이것저것 볼일을 마치고 나서야 미적미적 포켓리스트를 열었어요. 아빠랑 마지막으로 대화한 건 어젯밤이었는데요. 곧 다음 마을에 도착하지? 도착하면 또 목소리 들려주겠니? 하는 아주 평범한 내용이었어요.그야 전화는 매일 안 해도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으니까요. 어제는 곧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있어서 예약이 너무 많아 정신없다는 이야기를 했어요. 네가 없으니까 얼마나 꼬이던지. 테리도 없고 말이다. 테리는 우리집 챙기기 대장이거든요. 맨날 제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제가 잃어버리거나 깜빡 흘린 걸 주워주었는데 꽃집에서 일할 때는 아빠 몫도 해줬어요.떠올리고 있으려니 조금 그리운 기분도 들어요. 저는 혼자 실실 웃으며 아빠에게 전화를 걸었어요.“아빠? 이제 다라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