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 디 이노센트 157

053. 오늘의 아르바이트 1월 30일

053. 오늘의 아르바이트 1월 30일 그 첫 번째, 세이지 씨의 이야기 듣기 이 늦은 시간에 저는 어째서 체육관에 방문해서 세이지 씨의 앞에 정좌를 하고 앉아 있는 걸까요. 저는 그저 이미 컴컴한 시간인데도 체육관 불이 켜져 있길래 혹시 아직도 뒷정리가 덜 끝난 걸까. 그렇다면 뭔가 도와주는 편이 좋을까 하는 아주 선량한 마음으로 방문했을 뿐인데요.시간은 어느덧 1시간 30분을 지나고 있어요. 저는 마음속으로 호연지방의 원시의 힘과 지각변동이 라이지방의 지각변동과 어떻게 다르고 비슷한지를 비교하는 표를 그리고 O, X를 그리며 놀았어요. 세이지 씨는 자신의 아름다움의 기준은 무엇인지 어떻게 평가하고 점수를 매기는지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사람은 어떻게 해야 아름다워질 수 있는지 포켓몬에게 있어 미..

052. 오늘의 기술 1월 30일

052. 오늘의 기술 1월 30일 그 첫 번째, 테비의 공중날기 “저는 보통 기술머신을 이렇게 쓰거든요.”린은 헤이거 씨랑 한 방을 쓴대요. ……세상에나! 저는 정말 놀라서 린 방에 놀러가려다가 반대로 린을 방에 초대했어요. 제 방도 어쩌면 올리브 씨와 함께였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이렇게 버려질 줄이야, 훌쩍. 1인실은 제법 널찍하고 제 포켓몬들은 다른 분들의 포켓몬에 비해 커다랗지 않은 애들이 많아서 모두 볼에서 나와 있어도 괜찮았어요. 테토는 자기 새 액세서리가 맘에 들었는지 거울 앞에서 떠나지 않았고 테리는 기껏 볼에서 나와 놓고 구석에서 버섯과 친구를 하고 있었어요. 테마리는 트레이닝백을 두드리느라 지금 자리를 비웠어요. 바깥에서 트레이닝백 두드리기가 끝나면 돌아올 거라고 하네요. 테루테루는 자..

051. 오늘의 아르바이트 1월 29일

051. 오늘의 아르바이트 1월 29일 그 첫 번째, 알로라 식스테일과 싸우자 테마리는 오늘도 의욕이 가득 넘치다 못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어요. 저는 그런 테마리를 보고 가방 안의 화풀이를 곁눈질 했어요. 이거…… 테마리도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을까? 아니, 테마리보다 더 어울리는 상대가 없을 것 같은데.헉. 제 시선을 어떻게 눈치 챘는지. 테마리는 아르릉, 크릉, 캭. 쳐다보는 게 아니겠어요? 이글이글한 눈빛은 테마리가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전해주었어요.‘너, 다음엔 꼭 나로 이겨라. 나를 써라.’“아, 알았어. 잘 알고 있어.”성장하는 테마리를 지켜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어요.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내가 테마리를 데려오기로 한 게 잘 한 일일까 하고 말이죠. 격..

050.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9일

050.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9일 이번에는 제법 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매번 새로운 체육관에 도전할 때마다 공부양이 늘어나는 것 같은데, 이런 게 아는 만큼 보이게 된다는 걸까요? 빼곡하게 혜성시티 관장님의 엔트리와 기술, 상성 같은 걸 준비하고 제 순서는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저는 조금 정신없고 더럽혀진 노트를 들고 아무 씨 방에 찾아갔어요.아무 씨는 라이지방의 생태계 변화로 인해서 많이 바빠 보였는데…… 그래도 여긴 바깥이 아니라 마을 안이니까 조금은 쉬고 있겠죠?“아무 씨, 혹시 바빠요?”맨날 이런 일로만 아무 씨를 찾으러 가서 조금 아쉽기도 해요. 라이지방 출신인 아무 씨에게 이곳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싶고 같이 놀러가자고 제안해보고 싶기도 한데 말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제가 체육관을 얼른..

048-049. 오늘의 포켓몬 & 친구 1월 27일

첫 번째, 타격귀철시드~ 철시드~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테이를 안고 이동했어요. 테리는 바깥이 추운지 볼밖에 나올 생각을 안 하는데 테이는 추워도 바깥이 더 궁금하고 흥미로운가봐요. 그래서 꼬옥 품안에 넣은 채 돌아다니고 있었어요.그러다 꿀통을 열자 역시나 포켓몬들이 솔솔 모이지 않겠어요? 저는 혹시나 철시드가 있을까 하고 모인 친구들을 돌아보았는데, 쪼끔 아쉽게 철시드는 없었지만 정말 가지각색의 친구들이 모였더라고요. 우와. 신오에선 좀처럼 못 보던 친구들이 많아서 신기했어요.그 중에 타격귀란 친구는 마침 율리야 씨가 보고 싶어 하던 친구지 뭐예요. 그래서 혹시 우리랑 같이 가줄까 하고 말을 걸었더니 타격귀는 예의바르게 인사부터 하고 꿀을 받아가도 되는지 물어봤어요.테이 잘 봐. 저게 아주 멋진 태..

047. 오늘의 일기 1월 27일

첫 번째, 테토의 일기 테토는 태어나면서부터 먹보 루리리였습니다. 아주 잘 먹었고 먹을 때마다 동그란 꼬리가 쑥쑥 커져갔습니다. 다른 루리리들은 그런 테토에게 꼬리가 무거워지면 뜰 수 없다고, 헤엄도 마음대로 치지 못할 거라고 걱정을 했지만 테토는 ‘세상에 이렇게 맛좋은 걸 두고 어떻게 아낄 수 있지?’ 생각을 했어요.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테토에게 세상에서 무엇보다 맛있는 것이 찾아온 것은. 그것은, 꿀!“나랑 같이 갈래? 그럼 앞으로도 꿀을 잔뜩 먹게 해줄게.”테토는 그만 무리에서 졸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응, 이 꿀만 있으면 나는 앞으로 이 세상을 더 열심히 살아갈 수 있어. 테토는 제 발로 몬스터볼에 들어왔어요.그런데 현실은 순진하고 어린 루리리의 생각보다도 각박했습니다. 꿀은 넉넉하지 않았고 새..

046. 오늘의 친구 1월 27일

: 와이 046. 오늘의 친구 1월 27일 당신에게 돌아갈 곳이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당신에게도 있을까? 언젠가 길고 긴 여행길의 중간에 쉬고 싶어졌을 때, 그저 길 위 어느 곳이나가 아니라 ‘그곳으로 돌아가야지.’ 하고 마음에 떠올릴 곳이, 있을까?“아빠는 말이지. 엄마에게 이 집이 그런 곳이길 바라고 있단다.”그러니까 괜찮아. 엄마가 아무리 멀리 나가 있어도, 오래 떨어져 있어도, 결국은 이곳으로 돌아올 테니까.아빠가 들려주는 이야기에 집이 더욱 소중해졌다. 이곳은 우리의 보금자리, 우리가 가장 안심하고 쉴 수 있는 곳. 언제든 변함없이 그 자리에 존재하는 것. 내 편. 나의 일부가 뿌리내리고 있는 자리. 의미를 부여해 땅에 심었다. 소중히 키웠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든든해졌다.알..

045.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7일

045. 오늘의 어드바이스 1월 27일 마릴리로 진화해서 조금은 차분해졌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 거예요, 이 녀석은!“테토. 또 꿀을 다 먹어버렸지!”제가 화를 내자 테토는 ‘우웅, 테토 그런 거 몰라.’ 하고 몸을 베베 꼬면서 시치미를 뚝 뗐어요. 모르긴 뭘 몰라! 입이랑 손이랑 덕지덕지 황금색으로 칠해놓고. 네가 우로크야!?후다닥 도망가는 테토와 안절부절 못하는 테루테루, 그 옆에서 ‘디모넵이 애를 잘못 키웠어요. 그러게 제가 오냐오냐 받아주면 안 된댔잖아요.’ 하고 부채질이나 하는 테리까지. 난장판이었어요.그 사이에서 테이는 이 분위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눈치나 보고 있고 말이죠. 저는 아직 갓 태어난 테이를 영차 품에 안아들고 하는 수 없이 몰랑 씨를 찾아갔어요.“우우…… 그래서, 꿀을 ..

044. 오늘의 친구 1월 26일

For. 올리브 044. 오늘의 친구 1월 26일 “미리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사과할 사람은 누구고 사과 받을 사람은 누구였을까. 무엇을 사과해야 했을까. 상처 입히고 싶은 게 아니었다, 결코.때를 놓친 후회였다. 결과적으로 오랜 상처를 건드리고 말았다. 단단하게 묶인 안대 너머를 열어보지도 않고 안을 헤집었다. 아프게 했다. 어떠한 자격도 권리도 없이 주제넘게.“올리브 씨가 사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디모넵은 오늘 일을 결코 잊지 않기로 한다. ◇ 12월 27일, 캠프를 시작한 날. 수많은 사람들이 그 자리에 모였다. 하나같이 강한 개성의 소유자였다. 그 사이에서 아, 저기엔 닿아서 안 돼. 미리부터 기억해둔 것이 있다면 검은 안대다.상처는 단순한 상처로 지나지 않는다. 다치게 된 과정이 있고 낫기..

043. 오늘의 알!! 5/5 1월 27일

043. 오늘의 알!! 5/5 1월 27일 둥그런 알의 표면이 푸릇푸릇하게 뒤덮였다. 껍질에서 풍기던 풀냄새가 겨우 냄새에 지난 게 아니라는 듯 이 아이는 이렇게 자기주장을 해왔다. 한 층 더 부드럽고 폭신폭신 해진 표면을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그 아래로 단단하고 얇은 표피와 선명한 고동이 있었다.이제 정말 머지않았다. 저를 안심시키려는 듯 풀빛으로 꽁꽁 휘감은 알을 쓰다듬던 디모넵은 작은 심호흡과 함께 그 꼭대기에 이마를 붙였다. 푸르게 뒤덮인 알의 표면을 보고 처음에는 안심했고 두 번째로는 헛웃음이 났다. 아직 태어나기도 전인 아이에게 눈치를 준 것만 같았다.아니야, 호구마. 나는 정말로 너를, 어떤 너라도───……정말로?메시를 보고 겁을 먹었다. 샬룬 덕분에 주저앉았다. 폴룩스에게서 도망쳤다. 그리고..